.김치파티, 퐁듀파티.
.호주Story. :
2008/02/18 10:59
초창기에는 김치를 매번 담그어, 도시락 반찬으로도 많이 가져갔었다. 그런데, 어학교에 외국 친구들이 김치를 어찌나 좋아하던지. 김치를 가져간 날이면, 한국의 김치를 맛보겠다고 떼로 달려드는 친구들 때문에, 밥만 남는 경우가 허다할 지경이었다.
하루는 이 녀석들이 김장을 해달라는 거였다.
나혼자 해먹는 김치는 보통 배추 한두포기면 많은 편이었는데, 외국 친구들이 재료값을 나누어 내겠다며 김장을 해달라니, 김치를 그렇게 좋아해주니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많은 양을 해야하는게 살짝 부담이 되기도 했다.
결국 주말에 차이나타운에서 배추,무,파,양파,마늘,생강등등 필요한 재료를 친구들과 사서 기숙사로 향하였다. 기숙사에서 때아닌 김치파티를 위해, 몇명은 내 조수로 배추를 다듬고 무채를 썰어내고, 마늘을 다지고, 다른 한쪽에선 일본친구들이 그날의 요리를 위해 오꼬노모야끼, 주먹밥, 유부초밥 등등을 만들었다.
김장을 모두 마치고, 저마다 미리 준비해온 유리병에 김치를 나누어 받은 친구들은 뿌듯해했고, 우리는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을 보며, 일본식 저녁을 먹었다.
다들 영어도 못하는 비슷한 처지라, 잘 뭉쳤던거 같다. 달리 할게 별로 없어서 심심해 하던 우리는 가끔 이렇게 자기나라 음식을 만들어 다른나라 친구들에게 대접하는 파티가 일상화되었다.
그중에서 잊지 못할 것 하나가, 스위스 친구들이 해준 퐁듀 파티!
난 그때만 해도 퐁듀가 뭔지도 몰랐고, 치즈녹여 빵찍어먹는 다길래, 오 내심 난 무지 기대도 되고, 맛있겠다 싶었다. 기대가 너무 컷던 탓일까.
Central market에서 같이 치즈와 필요한 재료들을 사고, 어학교에서 퐁듀를 했는데, 으악, 그 냄새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구토유발제였다. 나는 그래도 나름 치즈를 좋아하는데도, 빵을 꼬챙이에 꽂고 따뜻한 치즈에 담갔다가 한입 가져가니, 그 역겨움이 입안을 가득메웠다. 거의 모든 동양친구들은 한번 먹더니, 다시는 먹지 못하더라. 스위스 친구들은 치즈 문제로 맛이 안좋다며 미안해 했고, 나머지 친구들은 못먹어서 미안해하고......
외국에서 지내다보면, 다른 나라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은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안먹거나 안좋은 내색을 하면 상대방에게 무척 무례하게 비추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반대로 자기나라 음식을 대접할 때는 상대방이 매운걸 먹을 수 있는지, 다른나라 사람에게는 약간 이상한 음식은(감자탕,부대찌개,김치찌개,매운탕등등) 먹을 수 있는지 미리 물어보는 게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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